자체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주로 영업을 담당했는데, 이태원의 카페, 음식점, 상점 등 스탬프 쿠폰을 적용할 수 있는 모든 매장에 단고래의 사용을 권하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가장 활발한 상권이었고, 공동창업자인 친구가 그곳에 살았기 때문에 저희는 이태원을 첫 번째 타겟으로 정했습니다. 매일 최소 10군대에서 최대 30군데의 가게를 무작정 방문하여 서비스를 설명하고 설득시키는 일은 많은 노력과 기술을 필요로 했습니다. 한 번의 방문에 설득되는 곳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저희는 누구를 만났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를 기록하고 복습한 후 재방문을 하면서 관계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매일 꾸준히 영업을 하니 한 두달이 지나자 이태원에서 40여 개의 파트너 매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단고래 이태원 매장 지도
매장 수가 늘자 시너지가 생기면서 단고래의 충성 고객들이 늘어났고, 자신들의 단골 매장 주인에게 단고래를 도입하라고 영업을 하는 사용자들도 생겼습니다. 한 편, 저희 팀의 걱정은 커졌습니다. 소수 인원이 직접 방문 영업을 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어서 서비스 확장의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비스에 적용할 만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자본금은 이미 바닥났고 멤버들은 각자 호주머니 머니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지 못하면서 매일 영업을 위한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팀의 피로는 누적되었고 결국 런칭 후 1년 가까이 된 시점에 서비스를 정리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태원을 중심으로 생성된 매장들과 사용자들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고래 서비스를 이어받을 회사가 필요했습니다. 저희 팀은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던 회사들을 컨택하고, 그 중 이태원 상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업체들과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몇 달 간의 논의 끝에 저희는 단고래의 운영 권한을 스탬프 쿠폰앱 위패스를 운영하고 있던 스타트업 나인플라바에게 넘기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나인플라바는 유명 벤처캐피털인 본엔젤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전국적 프렌차이즈인 엔제리너스와 파트너쉽을 맺은 상태였습니다. 비록 단고래 서비스는 막을 내리게 되었지만, 저는 스탬프 쿠폰앱의 가능성에 아직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나인플라바는 저희 팀보다 많은 자원과 인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겪었던 자원 부족과 전략의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고민 끝에 저는 나인플라바에 영업 담당으로 합류하였습니다.
위패스-단고래 서비스 합병 공지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